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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6-07-20본문
36. 삼자대면, 이제는 해야 합니다 - 내 잘못 없이 막힌 원상복구, 보증금 돌려받을 수 있나요?
사람은 그래요
모든 면에서 좋은 사람이기 불가능한 것처럼
모든 면에서 나쁜 사람이기도 불가능하죠
- 박노해, <사랑한 만큼 보여요> 중에서
사용하지 않는 문을 닫았을 뿐인데
그분은 상가 건물의 다섯 개 호실을 임차해 하나로 합쳐 사용하였습니다. 주출입문을 하나로 정하고 나머지 문들은 안쪽에서 봉쇄하였습니다. 그렇게 몇 해가 지났습니다.
사업 규모를 줄이면서 한 호실만 남기고 나머지 계약을 종료하기로 하였습니다. 봉쇄했던 출입문을 임차했을 때 모습 그대로 원상 복구해야 하는 일이 남았습니다.
그런데 문의 바깥쪽에 다른 사람의 물건이 쌓여 있었습니다.
내 문 앞에 맞은편 주인의 흔적이
맞은편 호실 소유자가 그분의 출입문 앞 공간을 자신의 것처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커다란 거울을 달고 수납장을 여러 개 두었습니다. 오랫동안 문이 닫혀 있었으니, 그 앞은 자연스럽게 빈 공간이 되어버렸던 것입니다.
치워달라는 말에 돌아온 답변은 짧았습니다. 문이 막혀 있으니 사용했을 뿐이고, 몇 년 동안 평온하게 활용해 온 공간의 사용방법을 이제 와서 변경할 이유는 없다고요. 그분의 행동을 제약하는 한마디를 덧붙이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임의로 물건에 손을 대면 재물손괴죄로 고소하겠다고.
그 문은 그분이 임차하여 사용할 권한이 있는 공간인데, 문 앞은 이미 남의 것이 되어 있었습니다.
법보다 먼저 들어온 감정
이 상황이 여기까지 흐른 데에는 묵은 감정이 있었습니다. 그분이 처음 여러 호실을 합쳐 사용할 때, 공용복도 끝 공간 일부를 쓴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분양시행사의 동의를 받은 적법한 이용이었지만, 나중에 입주한 맞은편 주인은 그 사실을 전혀 몰랐습니다. 오해는 시간이 지나면서 불편함이 되었고, 그 불편함은 불만으로 굳었습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그쪽도 예전에 그랬으니, 나도 이 정도는 괜찮다’는 그런 논리였습니다. 그러나 상대방이 과거에 어떤 불편을 겪었든, 그것이 다른 사람의 출입문 앞을 점거할 권리를 만들어주지는 않습니다.
임대인은 나 몰라라
임대인은 원상복구가 안 되면 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다는 말만을 반복하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갈등의 원인 제공자가 그분이니 결자해지 하라는 말도 했습니다.
그분은 원상 복구할 의사가 있었지만 이를 하지 못하는 이유는 맞은편 주인의 방해 때문이었습니다. 임차인의 잘못 없이 원상복구가 불가능해진 경우, 임대인은 그것을 이유로 보증금 반환을 거부할 수 없습니다.
맞은편 주인에게 물건 철거를 요구할 수 있는 법적인 권리는 누구에게 있을까요? 그분이 아니라 임대인입니다. 해당 공간의 소유권자로서 무단 점유에 대해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것은 엄연히 임대인이고 오직 임대인’만’입니다. 그런데 바로 그 임대인이 '모르겠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었습니다.
그분, 임대인, 맞은편 주인. 세 사람 모두 이 사안에 얽혀 있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자리에 모이지 않습니다. 둘씩 이야기하면서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는 동안 사태는 여기까지 왔습니다.
삼자대면이 필요할 때
임대차계약 종료일까지 한 달 남짓 남은 시점입니다. 이제는 더 이상 관망하고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임대인에게 입장을 전달해야 했습니다. 원상복구 범위는 그분이 직접 설치한 부분에 한정된다는 것, 맞은편 주인이 설치한 물건은 그분의 원상복구 대상이 아니라는 것, 제3자의 방해로 원상복구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보증금 반환을 거부하는 것은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것. 임대차계약이 종료되면 보증금 전액을 돌려받는 것은 당연한 권리입니다.
맞은편 주인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분의 출입문 앞 공간은 그분의 전용 공간입니다. 그 공간을 점거하여 원상복구를 방해한 데 따른 책임은 온전히 맞은편 주인이 부담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이 사안을 단순히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의 문제로만 보면, 마침표가 없는 도돌이표 사이를 계속 오가게 됩니다. 제3자가 갈등의 실질적 원인인 이 사안에서는, 맞은편 주인을 처음부터 이해관계인으로 포함해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셋이 따로따로 이야기해서는 풀리지 않습니다. 불편하더라도 이제는 마주 앉아야 할 때였습니다.
변호사의 마음에서
어떤 갈등이든 그 안에는 시간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작은 오해였던 것이, 해소되지 않은 채로 쌓이면서 결국 벽이 됩니다. 맞은편 주인의 감정도 그런 것이었습니다. 몇 년 전 풀리지 않은 불편이, 수납장과 거울로 변모해서 다른 사람의 문 앞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삼자가 마주 앉는 것, 그것이 시작입니다. 법 앞에 서기 전에, 사람이 사람 앞에 서는 일을 먼저 해야 합니다.
유노이아 법률사무소, 장유미 변호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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