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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6-07-01본문
안녕하세요. 유노이아 법률사무소 장유미 변호사입니다.
최근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는 정희원 사건은 자극적인 사생활 논란으로 소비되기 쉬운 사안입니다. 그러나 법률가의 시선에서 보면, 이 사건은 개인 간의 감정 다툼이나 도덕성 논쟁을 넘어서, 서로 다른 법적 프레임을 전제로 한 주장 충돌이라는 점에서 보다 정제된 분석이 필요합니다.
현재까지 공개된 보도와 입장문을 종합하면, 이 사안의 법적 쟁점은 세 가지입니다.
① 스토킹처벌법 위반 성립 여부
② 공갈미수죄 성립 가능성
③ 성폭력 범죄의 인정 여부 및 법적 성격
아직 진행 중인 사안이기에 누구의 주장이 옳은지는 알 수 없습니다. 이 글은, 각 주장이 어떤 법적 요건을 전제로 제기되고 있는지, 그리고 수사·재판 과정에서 어떤 점들이 핵심 쟁점이 될 수 있는지를 법률적으로 정리하고자 합니다.
1. 스토킹처벌법 위반 – ‘잠정조치’의 의미를 어떻게 봐야 할까
(1) 스토킹처벌법의 기본 구조
스토킹처벌법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지속적·반복적으로 접근, 연락, 감시, 위협 등을 하는 행위를 ‘스토킹범죄’로 규정합니다. 스토킹행위는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다음과 같은 행위를 하여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것을 말합니다.
상대방에게 접근하거나 따라다니거나 진로를 막아서는 행위
상대방의 주거, 직장 등 또는 그 부근에서 기다리거나 지켜보는 행위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글·말 등을 도달하게 하는 행위
이 사건에서 A씨가 저작권 협의를 위해 정희원을 방문한 행위가 '주거, 직장 부근에서 기다리는 행위'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정당한 이유 없이' 이루어진 것인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인데, 스토킹 행위는 지속성·반복성을 요건으로 하기 때문에, 단발적 방문이나 1회의 연락만으로는 원칙적으로 성립하기 어렵고, 행위의 맥락과 누적성이 중요하게 평가됩니다.
(2) ‘잠정조치’를 받았다는 것의 법적 의미
정희원 측은 A씨를 스토킹처벌법 위반으로 고소하였고, A씨 측은 “스토킹 사건으로 잠정 조치를 받은 것은 사실”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잠정조치가 곧 스토킹범죄 성립을 의미할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잠정조치는, 스토킹범죄의 원활한 조사·심리 또는 피해자 보호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법원의 결정으로 스토킹행위자에게 내리는 임시적인 조치로, ① 서면 경고, ② 접근금지(100m 이내), ③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 금지, ④ 전자장치 부착 등이 포함됩니다.
중요한 점은, 잠정조치는 검사가 직권으로 또는 사법경찰관이나 피해자의 요청을 받아 이루어지기에. 이는 형사재판의 유죄 판결과는 별개의 절차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A씨 측의 '잠정조치는 혐의 인정이 아니다'라는 주장은 법리적으로 타당합니다.
스토킹위반 관련 위반여부는 결국 아래의 항목에 대한 추가 수사를 통해 판단될 것입니다.
연락·방문의 횟수와 기간
사전·사후의 거부 의사 표시
접근 행위가 정당한 권리 행사(저작권 협의 등)의 범위를 넘었는지 여부
2. 공갈미수 – 저작권 분쟁은 언제 범죄가 되는가
(1) 공갈미수죄의 성립 요건
공갈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① 상대방에게 해악을 고지하여, ② 상대방을 공포심에 빠뜨리고, ③ 그로 인해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해야 합니다. 이 중 재물 교부나 이익 취득에 이르지 못한 경우가 공갈미수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단순한 항의나 문제 제기가 아니라, “응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겠다”는 위협이 있었는지 입니다.
(2) 이 사건에서의 공갈미수 주장 구조
정희원 측이 A씨를 고소했다는 공갈미수는, A씨가 정희원에게 저작권과 관련된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과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A씨 측은, 본인의 저작물에 대한 정당한 문제 제기이고, 원고 도용·표지갈이 의혹에 대한 권리 행사라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판례는 '채권의 실현 등 권리를 행사하는 수단, 방법이 사회통념상 허용될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서 상대방에게 공포심을 일으키게 하고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한하는 정도에 이른 경우'에는 공갈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20. 8. 27. 선고 2015도9436 판결).
이 사건에서 핵심은 아래와 같습니다.
A씨의 저작권 주장이 객관적으로 정당한 근거가 있는지
문제 제기 방식이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 내인지
형사 고소나 언론 제보 등을 금전적 대가와 직접 연결시켰는지
요구 금액이나 조건이 권리 범위를 현저히 초과하는지
특히 '응하지 않으면 언론에 알리겠다', '형사 고소를 취하하는 조건으로 금전을 요구' 등의 표현이 있었다면 이는 권리 행사의 범위를 넘어 공갈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실무상 이러한 사건에서는 문자메시지, 녹취록, 이메일 등의 구체적 표현과 맥락이 결정적 증거가 됩니다.
3. 성폭력 – 위계인가, 위력인가
이 사건에서 문제될 수 있는 것은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추행죄입니다. 이는 ‘업무, 고용이나 그 밖의 관계로 인하여 자기의 보호, 감독을 받는 사람에 대하여 위계 또는 위력으로 간음·추행한 사람’에 대한 처벌입니다.
정희원과 A씨의 관계가 '대표-위촉연구원'이라는 점에서, 정희원은 A씨의 고용 지속 여부에 대한 사실상 결정권이 있다고 보여지므로 보호·감독 관계에 있다고 평가될 가능성이 있는데, 만약 성적 행위 내지 관계가 있었다면 이 죄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위력'으로써 추행하였는지 여부는 행사한 유형력의 내용과 정도, 행위자의 지위나 권세의 종류, 피해자의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관계,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인 행위 모습, 범행 당시의 정황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는데(대법원 2020. 7. 9. 선고 2020도5646 판결),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세력을 말하고, 유형적이든 무형적이든 묻지 않으므로 폭행·협박뿐 아니라 행위자의 사회적·경제적·정치적인 지위나 권세를 이용하는 것도 가능합니다(대법원 2020. 7. 9. 선고 2020도5646 판결).
'위계'는 행위자가 간음의 목적으로 피해자에게 오인, 착각, 부지를 일으키고 피해자의 그러한 심적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하는 것을 의미합니다(대법원 2020. 8. 27. 선고 2015도9436 판결).
이 사건에서 A씨 측이 주장하는 '자살 암시', '해고 위협', '사회적 낙인' 등이 자유의사를 제압당하기에 충분하다면 위력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으며, 만약 정희원이 특정 상황을 조성하거나 기망하여 성적 행위를 하게 했다면 위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반면 정희원 측은, 상호 교류가 있었지만 육체적 관계는 없었으며, 오히려 자신이 피해자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수사 과정에서, 요구의 일방성, 거절 이후의 반응, 관계 종료 시점 전후의 권력 행사 여부를 중심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4. 마무리
이 사건은 세 가지 법적 쟁점이 복잡하게 얽혀 있으며, 각각의 혐의가 성립하는지 여부는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스토킹처벌법 위반의 경우, A씨의 방문이 정당한 권리 행사의 범위 내인지, 반복성과 지속성이 인정되는지가 핵심입니다.
공갈미수의 경우, A씨의 저작권 주장이 정당한 근거가 있는지, 요구 방식이 사회통념상 허용 범위를 넘었는지가 관건입니다.
성폭력의 경우, 정희원과 A씨 사이의 지위 관계, 위력이나 위계의 사용 여부 등이 종합적으로 판단될 것입니다.
현재로서는 양측의 주장만 있을 뿐 객관적 증거가 공개되지 않았으므로, 섣부른 판단은 지양해야 합니다. 향후 수사 과정에서 문자메시지, 녹취록, 증인 진술 등 구체적 증거가 확보되면 사실관계가 명확해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