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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6-07-01본문
안녕하세요. 유노이아 법률사무소 장유미 변호사입니다.
오늘은 수개월간 이어진 괴롭힘에 대해 ‘지속성 0점’을 부여했던 교육지원청의 처분에 대해, 법원이 "재량권의 일탈·남용”이라며 제동을 건 사건을 소해드리고자 합니다. 이번 판결은 학폭위 심의의 객관성과 전문성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은 고민을 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1. 사건의 발단 : 4개월간의 지옥, 그리고 ‘서면사과’
이번 사건의 피해 학생은 약 4개월 동안 가해 학생으로부터 지속적인 언어폭력과 따돌림을 당해왔습니다. 단발적인 다툼이 아니라, 메신저를 통한 조롱과 교내에서의 고립 등 반복적이고 교묘한 괴롭힘이 이어졌죠. 피해 학생 측은 이를 학교폭력으로 신고했고, 교육지원청 학폭위의 심의가 열렸습니다. 피해 학생은 그동안 겪었던 고통의 시간을 증명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학폭위는 가해 행위의 ‘지속성’ 항목에 0점을 부여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전체 합산 점수가 낮아지면서 가해 학생에게는 가장 가벼운 조치인 ‘제1호 서면사과’ 처분이 내려졌습니다. 수개월간 학교에 가는 것조차 두려웠던 피해 학생에게, 가해자의 종이 한 장짜리 사과는 오히려 더 큰 상처가 되었습니다.
2. 법원의 판단 : 상식과 법리에 어긋난 행정 처분
피해 학생 측은 이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피해 학생의 손을 들어주며 교육지원청의 처분을 취소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재판부의 판결 요지는 명확했습니다.
"수개월간 반복된 행위는 고의적이고 지속적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증거로 제출된 메신저 기록과 목격자 진술이 이를 뒷받침함에도 불구하고, 지속성에 최저점(0점)을 부여한 것은 명백한 재량권의 일탈·남용이다."
법원은 행정기관이 가진 재량권을 인정하면서도, 그 재량이 '일반적인 상식'을 벗어나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입니다. 4개월이라는 구체적인 기간이 데이터로 증명됨에도 불구하고 '일시적'이라고 판단한 학폭위의 결정이 얼마나 자의적이었는지를 지적한 대목입니다.
3. 왜 이런 ‘비상식적인 점수’가 나오는가?
현직 교육지원청 학폭위 위원으로서 저는 이 대목에서 우리 제도의 허점을 짚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현재 학폭위 심의는 다음의 5가지 지표를 0점에서 4점까지 점수화하여 처분을 결정합니다.
학교폭력의 심각성
학교폭력의 지속성
학교폭력의 고의성
가해 학생의 반성 정도
화해 정도
심의 과정에서 가해 학생의 "철없는 행동이었다"라는 변명이나 형식적인 반성문 등으로 인해 객관적인 발생 기간(지속성)과 어긋나는 판단이 내리기도 합니다. 또한, 교육지원청 입장에서는 가해 학생 측의 행정심판이나 소송을 우려해 갈등을 빨리 봉합하고자 소극적이고 방어적인 '낮은 수위의 조치'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4. '솜방망이 처분'이 남기는 치명적인 흔적
피해 학생에게 '지속성 0점'이라는 결과는 자신의 고통이 부정당하는 것과 같습니다. 학교폭력예방법의 근본 취지는 피해 학생의 보호와 회복입니다. 이러한 솜방망이 처분은 오히려 피해 학생을 학교 밖으로 내몰고, 가해 학생에게는 "이 정도는 괜찮다"라는 잘못된 시그널을 주게 됩니다.
이번 판결은 학교폭력 심의가 단순히 점수를 합산하는 기계적 행정 절차가 되어서는 안되고, 한 아이의 삶을 바로 세우는 엄중한 과정임을 사법부가 다시금 일깨워 준 사례입니다.
5. 변호사가 제언하는 대응 전략
이번 판결을 계기로 향후 학폭 심의 가이드라인의 대대적인 수정이 예상됩니다. 피해 학생과 학부모님들께서는 다음의 사항을 유념하셔야 합니다.
1) '데이터'로 증명하십시오
주관적인 호소보다 가해 행위의 '기간'과 '횟수'를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메신저 캡처, 통화 기록, 일기장, 목격자 진술 등)를 철저히 확보해야 합니다. 법원은 이번 판결에서도 '메신저 기록'을 지속성 판단의 핵심 근거로 삼았습니다.
2) 전문가의 조력을 통한 논리적 소명
학폭위 단계에서부터 위원들이 자의적인 점수를 부여하지 못하도록, 법리적 근거를 바탕으로 의견서를 작성하고 진술해야 합니다.
3) 부당한 결과에는 당당히 맞서십시오
만약 학폭위의 결과가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다면, 이번 사례처럼 행정소송이나 심판을 통해 바로잡아야 합니다. 사법부는 점차 학폭위의 자의적인 판단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습니다.
글을 마치며
학교폭력 사건을 다룰 때마다 저는 마음이 무겁습니다. 아이들의 세계는 어른들의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고 치열합니다. 그 속에서 발생한 상처를 보듬어야 할 교육당국이 오히려 상식 밖의 잣대로 피해자를 두 번 울리는 일은 이제 멈춰야 합니다.
이번 판결은 교육계와 법조계 모두에게 숙제를 안겨주었습니다. 저 또한 학폭위 위원이자 변호사로서, 단 한 명의 아이도 억울한 '0점' 짜리 결과를 받지 않도록 치열하게 목소리를 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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