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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6-07-02본문
안녕하세요. 유노이아 법률사무소 장유미 변호사입니다.
지난 12월 1일, 양재 엘타워에서 열린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KICJ) 법무정책세미나에 토론자로 초청되어 다녀왔습니다.
이번 세미나는 올해 진행된 <2025 법무 수요 조사: 가족 및 소비자 분야>의 중간 결과를 발표하고, 정책적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로 구성되었습니다.
저는 특히 가족 및 소비자 분야 법률문제 경험자 조사 결과에 대한 토론자로 참여하여, 데이터로는 보이지 않는 실제 사건 현장의 온도와 시민들의 체감 어려움을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또한 지준형 교수님의 <공공 법률서비스 홍보의 개선 방향> 발제에 대해서도, 매월 참여 중인 서울동부지방법원 무료법률상담 현장 경험을 토대로 의견을 드릴 수 있었습니다.
1. 왜 법무 수요 조사가 중요한가
이번 조사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국민이 매일 마주하는 가족·소비자 문제의 심각성에 비해 정작 공식적인 법적 절차 이용률은 매우 낮다는 결과였습니다. 예를 들어, 가족 문제 경험자의 62.6%는 아무런 공식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소비자 문제의 경우 그 비율이 더 높아 80.1%에 달했습니다.
문제의 심각성은 높지만 “어디에 조언을 구해야 할지 모르겠다”, “비용이 두렵다”, “심리적 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사람들이 법 시스템 앞에서 멈춰 서 있다는 사실은, 현장의 변호사 입장에서도 수없이 목격해 온 현실입니다.
저는 토론에서 이러한 간극을 ‘잠재된 법무 수요(unmet legal needs)’라는 관점에서 재조명했습니다. 법적 조치가 필요함을 알면서도 비용에 대한 오해와 정보 부족 때문에 한 번도 법률 서비스를 시도해보지 못한 분들이 너무나 많다는 사실을 실제 상담 사례와 함께 전달했습니다.
2. 비용이 너무 비쌀 것 같다는 인식… 실상은 다릅니다
이번 조사에서도, 가족·소비자 문제 해결 비용은 대부분 100만원 미만이었고, 소비자 문제의 경우 10만원 미만이 절반 이상이었습니다. 하지만 ‘변호사 비용이 너무 비싸다’는 지각된 두려움(perceived barrier) 때문에 애초에 상담을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은 세미나에서도 가장 중요한 논점 중 하나였습니다.
저는 매월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진행하는 무료법률상담 현장에서 이런 현상을 더욱 선명하게 체감합니다.
“당장 큰 돈이 필요할까봐 상담도 겁이 난다”
“변호사를 만나면 바로 큰 비용을 내야 하는 줄 알았다”
이런 질문을 하시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정작 상담을 진행해보면,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절차는 소송이 아닐 때도 있고,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는 다양한 제도가 있음에도 그 사실을 접할 기회조차 없었다는 것이 항상 아쉽습니다.
이런 현실을 토론에서 충분히 전달드렸고, 조사 결과에서도 이를 뒷받침하는 데이터가 제시되었습니다.
3. 가족·소비자 문제의 특성상 심리적 장벽이 크다는 점
법률문제는 단순한 법적 분쟁을 넘어서, 그 배경에는 심리·경제·관계적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가족 문제에서는 스트레스로 ‘해결을 포기’한 응답자가 36.9%에 달했고, 소비자 문제에서도 ‘심리적 부담’으로 아무런 조치를 하지 못한 비율이 적지 않았습니다.
저는 토론에서 이러한 심리적 장벽을 낮추기 위해 공공 법률서비스 홍보의 방식, 접근성, 언어가 국민의 눈높이에 재설계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강조했습니다.
4. 공공 법률서비스 홍보에 대하여 – 현실 언어로 말해달라
지준형 교수님의 발제 주제였던 공공 법률서비스 홍보의 개선 방향은 실무자인 저에게도 큰 의미가 있는 주제였습니다.
법원, 법률구조공단, 한국가정법률상담소, 마을변호사 등 공공 법률서비스 제도를 알고는 있지만 내 상황에서 무엇을 어떻게 이용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는 시민들의 반응은 사무실 상담에서도, 동부지법 무료상담에서도 반복되는 이야기입니다.
저는 패널 토론에서 이렇게 제안했습니다.
- 상담·구조·조정 등 단계별 맞춤형 안내 제공
- 전문 용어보다 일상 언어 중심의 콘텐츠 제작
- 법률문제 유형별 ‘예상 절차·시간·비용’을 시각적으로 안내
- 법률상담 접근성을 낮추는 ‘심리적 장벽’ 개선 캠페인 필요
현장의 온도는 생각보다 훨씬 ‘사람’과 ‘감정’에 가깝습니다. 정책 연구자분들께 그대로 전달할 수 있었던 점도 큰 의미였습니다.
5. 실무자의 시선이 정책에 닿기를 바라며
이번 세미나 참여의 가장 큰 의의는, 실무 현장의 감각과 정책 연구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역할”을 했다는 점입니다.
데이터는 숫자로 말하지만 현장은 사람들의 숨결과 삶의 무게로 말합니다.
저는 앞으로도 매월 참여하는 법원 무료상담, 오랜 기간 다뤄온 가족·소비자 사건 경험을 토대로 사람들의 일상 속 법률문제가 단 한 번이라도 더 잘 해결될 수 있도록 정책적 논의에 꾸준히 목소리를 더할 예정입니다.
세미나에 초청해 주신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심도 있는 분석을 공유해 주신 연구원 및 교수님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유노이아 법률사무소는 시민의 입장에서, 실무자의 시선으로, 더 나은 법률접근성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